인간중독 - 숨쉴수 없을 만큼 가슴 아픈 사랑의 끝(The rose Teshima Aoi)

스포일러 있습니다. 

베트남전의 최전방에서 전쟁영웅이 된 김진평 대령. 

그는 전쟁을 통해 부와 명예를 모두 얻었으며 훌륭한 성품과 뛰어난 외모로 인해 경쟁자들마저도 인정하는 그런 사람이다.

자신을 사랑해주는 아름다운 아내와 또 자신을 인정해주는 권력을 가진 장인, 아이만 없을 뿐 모든 것을 다 갖춘 그이지만 

그의 삶에는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이 가득하다. 그리고 우연히 만나게 된 부하의 아내와 사랑에 빠지고 그가 가진 모든 것을 다 잃게 된다.

1. 사람의 욕망

사람은 누구나 욕망을 가지고 있다. 그 욕망의 기준은 바로 결여에서 비롯된다. 성장과정에서의 결여, 혹은 현재 상태에서의 결여가 욕망으로 표출되는 것이다. 김진평은 부족한 것이 없었으며 욕망 또한 당연하게도 없었다. 바로 종가흔을 만나기 전까지

언제나 냉정할 것만 같던 그가 종가흔을 사랑하게 된 것은 대체 무슨 이유에서일까?

영화가 시작되면서부터 등장인물들의 많은 정보가 보여진다. 그들의 가족과 그들의 행동, 과거의 이야기에서 가족관계 등 과거를 유추할 수 있지만 유독 김진평 대령의 과거이야기는 많지 않다. 베트남에서 전우가 대부분 죽어버린 이야기를 제외한다면 김진평의 가족도 그의 과거도 아무것도 알 수가 없다.

아내 이숙진과 그의 장인, 그리고 김진평을 본다면 아마도 그가 고아임을 알수가 있다. 영화 결말에서 김진평이 사망했음에도 아무도 그를 찾지도 않고 그에대해 알지 못한다는 것은 결국 그가 고아였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김진평이 종가흔에게서 본 당돌한 모습은 그의 어머니의 모습이었을지 모른다고 생각한다. 그가 어렴풋이 기억하는 혹은 그가 상상한 어머니의 모습을 종가흔에게서 보고 동일시하며 사랑에 빠진것이 아닐까? 어머니에 대한 감정의 결여, 그리움 이런 마음이 점점 김진평이 그녀를 생각하며 집착하게 만든다.

2. 술과 담배

인간중독에서는 유독 술과 담배가 많이 나온다. 군인이라는 직업의 특성상 가까이 할 수도 있지만 김진평은 유독 담배를 연신 피워댄다.

 술과 담배는 그의 심리상태를 나타낸다. 전쟁을 겪은 뒤의 불안한 정신상태로 공허함만 남은 그의 내면, 연기로 뿜어져 재가 되어 사라지는 담배와 같이 그는 아픈 기억을 내뿜으며 전부 잊으려고 한다. 

반면 술은 내뿜는 것이 아니라 삼키는 것이다. 너무나 슬퍼서 가슴이 아프지만 버릴수가 없다. 장인이 주는 술처럼 토해내지 못하고 계속해서 술을 마시며 그녀를 가슴에 품는다. 또한 술을 먹을때마다 실수하는 그를 알기에 그의 친구는 절대 술을 먹지 말라고 한다.

 

술에 취해 노래를 부르려던 그, 술에 취해 그녀를 잡으려던 그... 술을 마실때마다 그는 주변의 눈치를 보지 않고 그녀에게 다가가려고 한다.

그리고 결국 그 술은 그를 파괴한다.

영화에 나오는 모든 캐릭터들은 정말 현실적이다. 상사를 위해 아부하고 그의 부인을 위해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사랑하는 사람이 도망가자고 해도 종가흔은 그건 아닌것 같다며 거부하고 다른 부인들 또한 자신을 위해 죽는 남자가 있다하더라도 떠나지 않는다고 한다. 

춤에 빠져사는 로맨티스트인 임사장마저 그 사랑을 잊으라고 충고한다. 

모두가 그렇게 현실에 갇혀있을 때 김진평만이 감성적이 된다. 그는 그의 가슴에 새장과 같이 갇혀버린 그의 사랑에 총을 쏘고는 그 감정이 그가 내뿜던 담배연기같이 날아가길 바란다.

그는 그녀를 만나 모든 것을 잃어버렸지만 그의 진정한 사랑을 찾게 된다. 비록 죽음에 이르기까지 이루어지진 않았지만 김진평에게 종가흔은 

그의 유일한 "내 사랑"이었다.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도 자리를 뜨지 못하게 했던 엔딩곡을 첨부한다.

가사와 함께 감상해 보시길....

Some say love it is a river that drowns the tender reed

어떤 사람들은 사랑이 강이라고 하지. 마치 연약한 갈대를 꺾어버리는 

Some say love it is a razor that leaves your soul to bleed 

어떤사람들은 사랑이 면도날이라고 하지. 마치 영혼이 피흘리도록 내버려두는 ​ 

Some say love it is a hunger an endless aching need 

어떤 사람들은 사랑이 배고픔이라고 해. 마치 영원히 고통스러운 부족감같은

I say love it is a flower and you it's on-ly seed 

난 사랑을 꽃이라고 해. 너는 사랑을 단지 씨앗이라 해 ​ 

It's the heart afraid of breaking that never learns to dance 

사랑은 상처 받는 것이 두려워서 춤을 배우지 못하는 것과 같아 

It's the dream afraid of waking that never takes the chance 

사랑은 꿈에서 깨어나기 싫어서 기회를 잡을 수 없는것 같아 

It's the on-e who won't be taken who cannot seem to give 

사랑은 베풀지 않는 사람에겐 찾아 오지 않아요 

and the soul afraid of dying that never learns to live 

죽음을 두려워 하는 영혼은 삶을 배울 수 없어요 ​ 

When the night has been too lonely and the road has been too long 

밤이 너무 외롭고 갈 길은 너무 멀 때엔 

and you think that love is on-ly for the lucky and the strong 

사랑은 단지 운 좋은 사람이나 강한 자의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Just remember in the winter far ben eath the bitter snows 

한겨울 차가운 눈 아래 땅속 깊이 묻혀 있는 씨앗을 생각해 봐 

lies the seed that with the sun's love in the spring becomes the rose 

그 씨앗은 따스한 햇살의 사랑을 받아 봄이 되면 장미로 피어날거에요. 

 The Rose / Aoi Teshim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