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토크

덴마 단행본, 그리고 가래떡 머그컵(Denma, 양영순 연재지연, 덴마 해석)

momommo 2015. 3. 1.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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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웹툰계에서 욕을 많이 먹은 작가를 꼽는다면 단연 최훈과 양영순 이 두명을 떠올릴수 있다. 사실 작가들이 팬들에게 욕을 먹을 이유는 두가지 밖에 없다. 

연재 지연과 조기 연재 종료, 이 두명은 이 두가지 조건을 완벽하게 갖춘 프로페셔널한 웹툰 작가들이다.


최훈 작가는 네이버에서 연재하던 GM을 황급하고 엉성하게 마무리함으로써 오명을 썼지만(사실, 무보수로 네이버에 연재했었다는 후문) 현재 스포츠 동아에서 그 후속작이라고 할 수 있는 동일한 야구 세계관의 마무리투수 이상용을 연재하고 있다.(정시 연재에 휴재는 두번 정도.. 놀라운 변화)



하지만 이정도 먹은 욕을 가지고 양작가에게 이야기한다면 그는 분명 피식 비웃을 것이다. 양영순 작가가 누군가, 아색기가로 데뷔하고 천일야화로 정점을 찍었던 거장이다. 

어느덧 이현세, 허영만의 뒤를 있는 인터넷 만화가 세대의 리더라고 할 수 있는 그가 되었고 그를 칭송하는 단어는 셀수 없다.(대부분이 덴마연재 이후에 생겨났지만) 


다만 하늘은 천재에게 모든 것을 주지 않았다. 양영순 작가는 항상 다양한 소재의 작품들로 엄청난 떡밥을 독자들에게 던진다. 장르를 넘나드는 그의 몰입도는 단연 최고.

양작가는 독자들을 끌어들이는 "시작의 재능"을 가졌지만 그는 결코 마무리 짓는 법을 모른다. 

"조루"라고들 하던가, 시작은 창대하지만 그 끝을 보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이미 파란, 스포츠조선에서 다양한 작품들의 조기종영과 연재지연으로 그 "조루"라는 재능을 꽃피웠던 그가 다음웹툰으로 옮겼고(강풀 작가의 도움하에), 연재 시작부터 팬들은 제대로 마무리하지 않을게 뻔하니 시작하지마라라는 반응을 보여줬다.


그는 반드시 마무리하겠다라는 약속을 독자들과 하였고 기적과 같이 연재를 마무리한다. 그후, 네이버로 이동후 다시 전설을 쓴다.

(네이버로 이동한 것은 금전적인 계약 문제도 있었겠지만, 다음보다는 마감과 관련된 독촉을 여유있게 하겠다는 약속이 있지 않았을까?)

시작하자마자 플루타크 영웅전을 귀신같이 조기 연재종료 후 뜬금없이 시작한 덴마연재는 많은 웹툰 팬들의 지탄을 받았다. 


허영만, 이현세 작가도 그의 연재지연을 지탄한다. 그리고 네이버 편집장 김준구씨의 촌철살인 ㅎㅎ


하지만 흥미로운 것은 덴마가 파란닷컴에서 연재하였던 "라미레코드"와 같은 세계관이었던 것. 또한 양영순 작가가 과거 만화잡지에 단편으로 기고하였던 "철견무적"이라는 캐릭터의 등장으로 인해 "덴마"가 상당히 오래전부터 양작가가 준비해왔던 작품임을 알수 있게 되었다.


이런 파란만장한 배경을 가지고 "덴마"라는 거대한 이야기는 시작된다. 양영순 작가가 덴마에 가지고 있는 애정은 각별하다고 보인다. 그토록 손쉽게 많은 작품들을 버려왔지만 그는 빈번한 연재지연을 거듭하면서도 굉장히 장기간 작품을 이어간다. 라미레코드와 천일야화의 디테일 높은 작화에서 좀더 표현이 쉬운 그림체로 바꾼 것은 아마도 방대한 이야기의 빠른 연재를 위해서라고 생각한다.


자음과 모은 마케팅 팀에서 보내온 선물


공포의 가래떡 머그컵, 상자를 열었을때의 공포감이란?!


덴마는 여느 양작가의 작품들과 같이 엄청난 떡밥이 떡밥을 무는 연속성, 놀라운 세계관을 보여준다. 그리고 여태 그의 작품들보다 굉장히 길고 끊어지지 않게끔 연재가 되었다. 그는 연재기간동안 하루에 두편을 올리기도하였고, 몇주 몇달동안 잠적을 하기도 하였다.(현재도..) 단행본으로 나온다 안나온다 말이 많았던 덴마가 발행됨에 따라, 아마도 많은 팬들은 당연하게도 책을 구매하였으리라 생각한다.


3권으로 구성된 세트


덴마는 웹툰 팬들에게 엄청난 신드롬을 불러왔다. 덴경대 등 많은 신조어를 만들어 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 웹툰으로 3번정도 정주행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단행본으로 보게 만드는 덴마는 양작가가 결코 단순한 구성으로 만화를 만든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시작되는 몇가지의 이야기들의 주제는 바로 "아버지", "딸", "아들" 이다. 세븐틴이 남녀의 사랑이라면 이 사랑이라는 주제가 나오기 전까지 양작가는 가족이라는 의미의 주제와 소재들을 가지고 이야기들을 구성했다. 인간의 본성들이 가지는 욕망과 그것들로부터 지켜야하는 인간들의 양심과 정의, 이것들을 종교, 운명이라는 범위안에서 덴마는 놀라운 조합과 감동들을 보여준다. 반전은 항상 상상을 뛰어넘으며, SF라는 장르의 등을 업은 전개는 거침이 없다. 덴마는 정말 한국 웹툰계의 보물과 같은 작품이라 생각한다.


아마도 덴마의 연재지연은 그의 아이디어 고갈이라기 보다는 독자들에게 전하고자하는 혹은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꺼리"의 고갈이다. 물론 트위터로 팬들과 벌인 설전 또한 당연시 문제가 되는 것이지만, 단행본으로 다시 본 그의 작품들은 관객들에게 전하고자하는 메시지가 확고하였고 그대로 이어졌다. 


다시 한번 그의 마음속 울림을 덴마라는 만화로 만나보고 싶다

양영순 작가님의 빠른 연재재개를 기다립니다.


사용법과 용도를 모르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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