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토크

신의 한수 - 바둑을 소재로 한 현대판 판타지

momommo 2014. 7. 5.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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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한수는 단순해 보이지만 복잡한 이야기가 꽈리를 튼듯한 그런 영화다. 바둑기사가 형의 부탁으로 내기 바둑을 두게 되고 그로 인해 해 물고 물어지는 복수극이 이영화의 내용이다.



대놓고 시리즈물을 암시하는 이 영화는 다소 시대와는 동떨어진 바둑이라는 깊고 어려운 의미를 지닌 것을 영화의 소재로 썼다. 아니 바둑이 시대와 동떨어졌다고는 할 수 없다. 바둑은 그 동안 만화나 소설, 영화로써 꾸준한 이야기거리를 만들어 내고 있으니 말이다. 다만 내기바둑이라는 쉽게 상상되지 않는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려다보니 영화가 판타지가 되어 버렸다.



영화의 긴장감과 몰입도, 배우들의 연기는 나무랄대가 없다. 다만 절도있는 영상의 절제미가 결국은 독이 된 듯한 느낌이다. 각각의 캐릭터들이 나름의 이야기와 추억을 가지고 있으나 큰돌(정우성)의 이야기를 제외하고는 결국 아무것도 보여주지 않는다. 지나친 액션으로 인해 이야기를 풀어나갈 시간이 부족하다.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담으려다 보니 2시간이라는 러닝타임 내에 이야리를 풀어나가기가 힘들었고 많은 편집으로 인해 킬링 타임용 액션영화로 전락한 느낌이다. 전체적으로 깊이있는 감동이나 이야기보다는 자극적인 액션과 절제있는 영상미가 기억에 남는다. 






영화의 스틸컷을 보면 이범수의 문신을 볼수 있으나 정작 영화내에서는 나오지 않는다. 캐릭터들의 내면을 보지 못한채 영화는 급박하게 마무리 된다. 결국 관객들은 영화에 등장하는 등장인물 중 그 누구와도 동화되거나 그들의 심리를 느끼기는 힘들다.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는 중 머리속에 떠오른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정우성 주연 김성수 감독의 무사다. 뭉텅뭉텅 편집되어 껍데기만 남은 영화.



신의 한수는 무사정도는 아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군더더기 없는 영상으로 화려하고 잔인하고 몰입도있는 액션영화가 만들어졌다.

다만 영화를 보고나서 남는 감정은 적어도 감동은 아니었으리라.


바둑은 두사람이 흑과 백의 돌을 사각의 판위에서 번갈아 놓으며 겨루는 놀이이다. 신의 한수에서 큰돌의 상대는 재미있게도 살수가 아니었다. 단지 스쳐지나쳐가는 하나의 적이었을 뿐.. 정우성이 살수를 해치우기까지 관객들이 기대했던 어떠한 신의 한수도 없었다. 적을 해치우고 느껴져야하는 카타르시스나 감동을 관객이 전혀 느끼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바둑의 규칙은 단순해보이지만 매우 깊은 전략적 사고가 필요하다. 신의 한수는 단순하게 풀어가야 할 이야기가 지레 엉켜버린 그리고 그대로 끝나버리는 아쉬운 영화가 되었다.



신의 한수가 풀어내지 못한 이야기

- 안성기와 안강길의 과거

- 이도경(왕사범)의 덩치큰 오른팔

- 배꼽과 살수의 관계

- 정우성이 아다리를 죽여서 복수를 시작했음에도 이범수는 인지조차 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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